단순히 소비만 하는 소비자(consumer)가 점점 사라지며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독특한 소비 방식을 가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열정적인 지지자를 뜻하는 팬(fan)들은 단순히 소비에 그치지 않고 제품의 기획, 제조, 유통 등 전반적인 과정에 관여해 브랜드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팬슈머(Fansumer)라고 부르며, ‘팬(Fa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입니다. 초기 팬슈머는 가수, 배우 등 유명인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으나 최근에는 제품, 브랜드와 기업 등 다양한 대상으로 확산되며 새로운 문화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팬슈머(Fansumer) 외에도 지난 호에서 소개했던 체리슈머, 기존 제품을 재창조하는 모디슈머 , 환경을 생각하는 그린슈머, 식품 구매 시 제품 이력을 추적하고 확인하는 퍼슈머, 생산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프로슈머, 리뷰슈머 등 많은 '슈머'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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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달리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화되고, 참여와 소통을 좋아하는 MZ세대가 주 소비층이 되면서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등 아티스트에 관심을 쏟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3월, 한국 맥도날드는 인기 걸그룹 뉴진스를 모델로 발탁 후 뉴진스와 콜라보한 '뉴진스 버거'를 출시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광동제약은 세련되고 당당한 이미지의 르세라핌을 '비타500 제로'의 모델로 발탁하였고, 소비자의 피드백에 재빠르게 반영하여 '르세라핌 스티커 스페셜 굿즈' 출시와 즉시 품절 대란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팬슈머의 활동은 분노와 불만의 감정과 닿았을 때 누구보다 맹렬한 '적대적 소비자'가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디다스는 31년만에 첫 영업 손실을 기록했는데요, 그 원인으로 아디다스는 직접 유명 래퍼 '칸예 웨스트'를 지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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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팬슈머의 영향력은 다양한 제품 기획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과거 단종된 제품을 재출시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탕면’이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처음 출시된 불닭볶음탕면은 인기가 저조하여 지난해 단종되었으나 단종 이후 불닭볶음탕면의 마늘 풍미와 걸쭉한 국물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형성되었고, 공식 홈페이지에 재출시를 요구하는 소비자 문의 글만 1천 건을 넘으면서 올해 6월 1일 재출시했습니다. ‘오리온 치킨팝’은 공장 화재로 생산라인이 소실돼 생산이 중단됐으나, 소비자들의 요청에 부응하여 기존 대비 10% 양을 늘리고 품질을 높여 다시 출시했습니다. 재출시 2년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5000만개를 돌파했던 사례입니다. '오리온 배배'는 재출시 요청이 가장 많았던 제품으로 그 성원에 보답하고자 재출시하게 되었고, 패키지의 기존 아기 캐릭터가 어린이로 성장해 다시 만나는 스토리를 정감 어린 이미지로 담았습니다.

콜라보레이션 참여 유형은 기업, 브랜드, 굿즈 등 시너지 창출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협업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관여하는 팬슈머(Fansumer)입니다. 팬슈머가 나타나며 덩달아 '굿즈 시장'의 열기도 거세진 것이지요. 초기의 굿즈는 기업 주도, 생산자 주도인 경우가 많았지만, 팬슈머가 떠오르면서 최근에는 직접 소비자의 요청과 투자를 받아 제품을 제작하는 형태로도 굿즈 콜라보레이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MZ세대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캐릭터 '잔망루피'입니다. '잔망루피'는 롯데제과, 쿠첸, 신한카드, 빙그레, 동원F&B,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에디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최고심', '짱구', '쿠로미', '마이멜로디', '벨리곰', '춘식이' 등과 같은 인기 캐릭터와 손잡은 굿즈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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