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따른 불황이 깊어지면서 소비 양극화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습니다. 극도로 비용을 줄이는 소비 형태와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초고가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소비 양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인데요. 최근 오픈 채팅방에서는 과도한 지출을 줄이려는 쓴소리 방이 유행하고 ‘거지방’이 활성화 되는 반면, 하이엔드와 뉴럭셔시를 넘어 더욱 럭셔리하고 더 고가 상품을 추구하는 톱엔드(Top-end) 브랜드까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3’을 통해 “ 불황기 소비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준다”며, 불경기라고 무조건 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아니며 명품 시장은 성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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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9일 위메프가 ‘2023 설프라이즈’ 기획전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만원 이상~5만원 미만 선물 세트 구매 비율이 전체의 69%를 차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편, 10만원 이상 프리미엄 선물세트 구매도 지난해 설 기획전 대비 판매량이 29% 증가하였는데요. 중간 가격대의 소비보다는, 가치 있는 소비를 위해 고가와 저가의 제품 위주로 소비되는 소비 양극화가 심하지는 대표적인 사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편의점에서는 구독 서비스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구독 서비스는 일정액의 월 이용료를 내면 특정 상품을 정해진 횟수만큼 20∼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로, ‘CU 멤버십’ 이용 건수는 22년에 전년도 대비 119% 증가했고, 지난 1~5월에는 작년 동일 기간보다 152.4% 급증했고,  GS25의 구독 0서비스 '우리동네GS클럽한끼' 가입자 수는 올해 1월부터 5월 20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1.3%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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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소비' 확산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는 소용량 제품 또는 대용량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롯데네슬레코리아는 기존 제품보다 용량을 절반가량 줄인 '테이스터스 초이스 오리지날 50g' 출시를, 하이트진로음료는 '하이트제로0.00'의 소용량 버전인 240㎖ 캔 제품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검은콩 블랙라벨 900㎖'를, 매일헬스뉴트리션은 기존 제품(340g) 대비 용량을 88%가량 증량한 570g 대용량 제품인 '셀렉스 코어프로틴 락토프리 대용량'을 출시했습니다.

한편 '양극화 소비'에 따라 평균은 사라지고 무난하고 비슷한 제품으로는 더 이상 실적을 만들어내기 힘들어진 만큼, 돌파구로 불가항력적인 수요를 만들어 내는 '뉴디멘드 전략'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기도 합니다. 이 전략은 실속있는 소비에 관심을 기울이는 체리슈머와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데요. 배라와 삼다수는 참신함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SPC 배스킨라빈스는 '가로수길' 매장에 '아이스 타코 핑크베리' 특화 메뉴와 함께하여 음료부터 디저트까지 컬러와 디자인에 힘써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였고, 제주 삼다수는 마표구에 플래그십 스토러를 운영하여 '제주' 중심으로 구성된 메뉴와 분위기가 인기 비결로 꼽혔습니다. 또한, 최근 2년간 화두로 떠올랐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소비자가 원하는 콘셉트로 뉴 디맨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트렌드 코리아 2023' 저자 김난도 교수는 설명했습니다.